나의 우울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과 연관되어 있다.
불행하고 우울한 감정의 끝에는 누군가가 지치지 않고 나를 돌보아주기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사고 싶은 것을 사도록, 내가 내 삶과 방과 차림새의 꾸밈에 열중하고 책을 읽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나도 하지 않아도 되도록 평생 나를 책임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또한 거기에는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싶은 욕망, 일을 할 때 모든 순간에 충만한 기쁨을 맛보고 싶은 소망, 적어도 하루에 한 순간만이라도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내가 그러한 직업을 가지지 못하리라는 두려움이 있다.
그러므로 내가 행복하게 지내며 다만 쾌락만을 탐닉하도록 애쓰는 사람이, 내게 어떤 책임이나 기대도 없이 그저 나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내가 나날이 아름다워지도록 자신의 재물을 마음껏 사용하도록 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
나는 숭배 받고 싶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고,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자질구레한 일들을 누군가가 대신해 주고 그가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다만 내가 한 번 입맞춤해 주기만을 바랐으면 좋겠다.
어른이라면 하지 않을 생각들.
우울과 삶과 죽음에 관하여
2021. 6. 11. 00:10